미국 상호 관세가 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은 미국과 큰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로부터의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양자 간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관세율은 무역 적자가 적은 국가들에 대해서는 10%에서, 중국과 같은 경제 대국에는 100% 이상에 이른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베트남, 대만이 미국 시장에 대한 높은 수출 의존도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무역 갈등의 중심지
중국은 125%라는 최고 관세율을 부과받아 이 정책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은 매년 수천억 달러 규모의 전자제품, 기계, 소비재를 미국에 수출한다. 상호 관세는 수출 비용을 증가시켜 미국 시장에서 중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이는 수출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제품이 미국 및 글로벌 기업의 주요 투입재로 사용되는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친다.
더구나 중국 상품에 대한 수요 감소는 경제 성장률을 저하시킬 수 있다. 미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전자 및 섬유 산업은 매출과 일자리 감소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중국은 2018-2019년 무역 전쟁 시기보다 이번 갈등에 더 잘 대비하고 있다. 미국 수출 의존도는 2017년 19%에서 2024년 15% 미만으로 감소했으며,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과의 무역 관계를 확대하며 대응하고 있다.
베트남: 수출 주도 경제의 도전
베트남은 46% 관세율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 중 하나다. 수출은 베트남 GDP의 약 85%를 차지하며, 미국은 섬유, 전자제품, 신발, 수산물의 최대 시장이다. 상호 관세는 미국 내 베트남 상품의 가격을 상승시켜, 필리핀(17%)이나 말레이시아(24%)와 같이 관세율이 낮은 국가들의 상품에 비해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국제 분석가들은 협상 결과와 시장 다변화 노력에 따라 베트남 GDP가 0.99%에서 5.5%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섬유 및 수산물과 같은 수출 의존 산업은 주문 감소와 수익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또한, 애플, 나이키, 인텔과 같은 다국적 기업들이 베트남에 대규모 제조 기지를 두고 있지만, 관세를 피하기 위해 공급망 일부를 다른 국가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 직접 투자(FDI) 유입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대만: 기술 산업에 가해지는 압박
대만은 품목에 따라 약 30-40%의 관세를 부과받으며, 특히 반도체 중심의 기술 산업에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TSMC와 같은 기업은 미국 주요 기업에 칩을 공급하며, 미국으로의 수출 시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관세는 제품 가격을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대만이 반도체 생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 부담을 준다.
그럼에도 대만은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위험을 완화해 왔다. 이는 무역 긴장을 완화하고 향후 관세율 감소를 위한 협상 기회를 열어주었다. 미국이 관세 시행을 90일간 연기한 후 대만 주식 시장은 강하게 반등하며, 투자자들의 대만 적응력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었다.
기타 아시아 경제
태국(36%), 인도네시아(32%), 말레이시아(24%)와 같은 동남아 국가들은 상당하지만 중국이나 베트남보다는 덜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이들 경제는 전자제품 및 자동차 부품과 같은 주요 수출 부문에서 미국 시장 내 경쟁력을 잃을 위험이 있다. 그러나 중국과 베트남에서 공급망을 이전하려는 기업들을 유치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아시아 경제의 대응 전략
미국 상호 관세의 충격을 완화하고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 속에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은 유연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아래는 구체적인 권고 사항이다.
적극적인 무역 협상
미국과 고위급 협상을 통해 관세율 감소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베트남과 대만은 관세 발표 직후 대화를 시작했다. 예를 들어, 베트남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이끄는 협상 팀을 구성해 균형 잡힌 무역 협정을 추구하고 있다. 협상은 보잉 항공기, 액화천연가스(LNG), 농산물과 같은 미국 상품 수입을 늘려 무역 흑자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대만은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해 협상을 위한 선의를 구축했다. 중국은 보다 강경한 입장이지만,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아시아 국가들은 관세 시행이 90일 연기된 기간을 활용해 유리한 양자 협정을 도출해야 한다.
수출 시장 다변화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출 시장 다변화가 효과적인 전략이다. 베트남은 EVFTA(유럽연합) 및 RCEP와 같은 자유무역협정을 활용해 유럽, 일본, 한국, ASEAN 국가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 2024년 521억 달러 규모로 베트남의 세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인 유럽은 적절한 투자로 큰 성장 잠재력을 지닌다.
중국은 BRICS 국가, 유럽, 동남아시아와의 무역 관계를 강화해 미국 시장 손실을 상쇄하고 있다. 대만은 반도체 수요가 강세인 일본과 한국과 같은 첨단 기술 시장으로 수출을 늘릴 수 있다.
국내 경제 회복력 강화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은 내수 소비를 촉진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개발해야 한다. 중국은 14억 명 이상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활용해 소비 촉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베트남은 국민 소득 향상, 인프라 투자, 관광 및 디지털 기술과 같은 서비스 산업 육성을 통해 유사한 정책을 채택할 수 있다.
동시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 개혁이 필수적이다. 베트남은 비즈니스 환경을 간소화하고, 물류 비용을 절감하며, 첨단 기술 산업에 FDI를 유치하기 위해 노동력 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 대만은 반도체 산업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공급망 재구성
상호 관세는 단일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재구성할 기회를 제공한다. 베트남은 인프라 개선과 투자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중국에서 공급망을 이전하는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도 다국적 기업의 대체 제조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기술 및 생산 규모의 이점을 가진 중국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고, 지역 내 관세율이 낮은 국가로 일부 제조를 이전할 수 있다. 대만은 관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및 동맹국에 공장을 가속화해 설립해야 한다.
지역 및 다자간 협력
ASEAN, RCEP, CPTPP와 같은 틀을 통한 지역 협력 강화는 아시아의 집단적 협상력을 높이고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ASEAN 사무총장은 관세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 통합을 가속화할 것을 촉구했다. 각국은 이러한 협정을 활용해 무역 장벽을 낮추고 역내 상거래를 촉진해야 한다.
결론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은 중국, 베트남,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에 수출 감소에서 공급망 혼란에 이르기까지 중대한 경제적 도전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는 또한 경제 구조를 재편하고, 시장을 다변화하며, 회복력을 강화할 촉매제이기도 하다. 적극적인 협상, 시장 다변화, 국내 개혁, 공급망 재구성, 지역 협력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은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불확실한 글로벌 무역 환경에서 적응력과 전략적 선견지명은 번영의 열쇠가 될 것이다.